제2장. 도레이와의 만남으로 비상의 날개를 달다
제1절. 좋은 만남, 좋은 소재, 좋은 세상 만들기

1. 좋은 만남, 최고의 정신을 담아 좋은 회사 만들기

도레이는 ‘현지에 가장 적합한 현지의 우수인재를 중용한다’는 글로벌 경영원칙에 따라 우수한 인적자원과 원가경쟁력을 갖춘 도레이새한에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경영을 맡기는 신뢰를 보여주었다. 경영진의 99%가 한국인으로 구성됐고, 신뢰관계를 유지하려는 전 임직원의 열의가 성과를 내려는 노력으로 이어져 세계적인 화학소재 기업으로 향하는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도레이새한은 새한 시절 영업과 생산이 한 사업부 체제로 묶여 있던 사업부제를 생산 중심의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하고 각 분야별 생산성과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출범 초기의 다소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가 안정되면서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통일된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효율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경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형태를 갖추면서 생산과 영업이 제자리를 찾아갔다.

1999.12 도레이새한 창립 기념식



혁신적인 기업문화 창출과 상호신뢰의 노사

도레이새한은 창립 2주년인 2001년 12월 새로운 기업가치 선포식을 갖고 ‘기업가치 5C’를 대내외에 알렸다. 이영관 사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남들과 다른 눈빛과 열정, 생각과 행동으로 21세기 세계적 화학소재 기업, 뉴 월드 리더(New World Leader)로 거듭나자”고 천명하고 모든 구성원이 동참해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 기업가치 5C는 고객이 곧 비전이며,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Customer Focus’, 환경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키며 기본을 세우고 원칙을 준수한다는 ‘eCology & Safety’, 회사와 개인의 역량은 물론 모든 부문에서 핵심 경쟁력을 키운다는 ‘Competitiveness’, 창의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Creativity & Challenge’, 바른 마음과 행동으로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모두가 일하는 보람을 누리자는 Credibility & Respect’였다.
2000년 6월 한국노총 소속의 전국섬유유통노동조합연맹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초대위원장으로 조만식이 선출됐고 임기 3년의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으로 집행부가 세워졌다. 또한 조합원 30명당 1명(30명 이상인 경우 초과된 15명당 1인 추가)으로 구성되는 임기 2년의 대의원들이 선출됐다.
도레이새한은 창립 이후 상생의 노사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2001년 노동조합 주관의 에너지 절감 결의대회 개최, 2002년 소모적 임금 교섭보다 생산성 향상에 더 집중하자는 취지의 노사화합 경쟁력 강화 전진대회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회사 측에서도 선진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도레이와 교류하여 노사관계를 벤치마킹했으며, 사원들 의식구조 변화와 내부 고객만족 경영 실천을 위해 각종 설문조사 등을 활용해 그 결과를 공유하고 인지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도레이새한은 정부로부터 안정된 노사문화 구축을 인정받아 2002년 12월 노사관계 분야 최고의 상인 ‘신노사문화 대상’을 수상했다.

2002.05 노사화합 경쟁력 강화 전진대회

선순환 수익구조를 향한 승부수

설립 당시 도레이새한은 필름 제조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도레이에서 선진 관리기술을 도입해 품질을 안정화하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단계를 차분히 밟아갈 필요가 있었다. 일본에서 원가경쟁력이 낮은 제품을 한국에서 생산해 일본 시장에 판매해서 상호 이익을 도모했다. 도레이는 제조비용 절감과 시장 확보가 가능했고, 도레이새한으로서는 해외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제품제조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었다.
수익성이 낮은 자기용과 식품포장용 필름의 비중을 줄이고, 산업용 고부가가치 제품군인 콘덴서/TTR용(Thermal Transfer Ribbon : 바코드용 열전사 리본) 필름, 고투명 필름, 매트(Matte) 필름 등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이어졌다. 또한 별도의 후가공을 거치지 않고 필름공정에서 코팅 처리한 인라인 코팅(Inline Coating) 제품의 용도를 포장용중심에서 라미네이션용이나 홀로그램용으로 다양화해 수익성을 높였다.
영업조직도 내수를 담당하는 필름판매팀과 수출을 담당하는 필름수출팀으로 조직을 개편해 전문성을 높였다. 수출 부문은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도레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되 물량, 시장개척 등은 양사 협의 하에 공조체제를 이루었다.
내수시장에서는 기존 거래선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100% 방어해 자기용 필름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 도레이 새한은 포장용 대형업체와의 유대를 강화해 포장, 전사용 시장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한편 라벨용이나 스탬핑 포일(Stamping Foil)용 매트 필름 등 고수익 제품으로 전환했다.
도레이새한의 모든 파트가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필름 사업의 실적은 출범 직전의 대규모 적자에서 2000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기세를 몰아 2001년 11월 수출 2억 불을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87%가 신장된 실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