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도레이와의 만남으로 비상의 날개를 달다
제2절. 글로벌 기업을 향한 혁신과 도전

2. 매출 1조 원을 향해 도약하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실물 경제가 동반 하락한 상황에서 세계적인 소비 감소와 함께 한국은 수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2007년부터 ‘혁신과 창조를 통한 미래로의 도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업체질을 향상시켜왔던 도레이 새한이지만 이 시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일부 라인의 감산을 단행하는 등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년 매출액 8,431억 원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2009년 들어 회사 창립 10주년을 계기로 다시금 미래를 향한 열정으로 ‘새로운 10년, 초우량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 의지를 가다듬고 ‘첨단 화학 소재의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였다.

필름 사업, 설비 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박차

세계 금융위기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향후 시장점유율 확보경쟁이 과열될 것을 우려한 도레이새한은 종합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해 MRP(판매·연구·생산)를 강화했다. 하드코팅용 필름 조기 개발 등 시장 선도제품 출시에 나서는 한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차 사업 구조개혁에 착수했다. 도레이새한은 KL-3를 개조해 MLCC용 이형필름 양산에 들어갔으며, 2008년 1월 상판용 이형필름을, 9월부터는 하판용 이형필름을 생산해 PDP 그린시트 이형필름을 공급했다.
2008년 하반기부터는 염료승화형열전사 D2T2(Dye Diffusion Thermal Transfer) 필름의 양산을 개시했다. 인쇄특성이 우수한 이 제품은 최종적으로 포토프린터의 인쇄용도로 사용됐다. LCD소재 중 휘도를 향상시켜주는 후물 프리즘필름의 양산으로 렌즈용 시장에서 필름 국산화를 이뤄냈고 국내 BLU(Back Light Unit)업계의 기술력 제고를 지원했다. 끊임없는 설비 혁신과 신제품 개발로 2008년 12월 필름사업의 매출액이 3,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최대의 폴리에스터 필름 메이커로 입지를 굳혔다.

IT 소재사업,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IT 사업도 2008년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침체기를 맞으며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도레이새한도 거래선들의 영업 부진에 따라 가동 중단에 들어가며 고역을 치렀다. 하지만 예측이 어렵고 변화속도가 빠른 IT소재 사업답게 2009년 상반기 들어 예상외로 빠른회복세를 보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도레이새한도 외부환경 반전의 영향을 받아 중단됐던 라인을 다시 가동하였고 오히려 더욱 큰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8년 8월에는 도레이로부터 KCC제품을 전면 이관 받았다. 2004년 이후 한때 적자를 본 적이 있으나 국내 생산과 다이렉트 영업으로 도레이의 판매량을 앞지르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2007년부터 전자·정보소재 사업은 회로재 중심에서 반도체용 필름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이동됐다. 이동통신 기기의 경박단소화 트렌드에 부합하는 반도체 점착테이프가 급속히 성장했다. 2008년 9월 QFN(Quad Flat Non Lead) 제품 개발을 개시해 이듬해 4월 양산에 성공해 품질 면에서 고객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2008년 10월 세계 최초로 LED BLU용 색 조절필름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적 진보를 거듭했다. 2009년 9월부터는 터치폰에 쓰이는 하드코팅 필름 개발에 집중해 양산화를 준비하는 등 도레이새한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은 계속되었다.

메탈로얄, 발상의 전환으로 인정받은 품질

2008년 1월 메탈로얄 양산에 이어 2월에는 구미 3공장(현재 구미 4공장)에서 초도제품 출하식을 거행하는 등 메탈로얄 사업은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인증을 완료한 후 양산화 시점에서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은 아니지만 완성품에 적용해보니 표면 품질이 아직 못 미친다’는 것이 고객사의 평이었다. TAF의 기술을 이관하고 전용 라인을 건설하는 1년 동안 회로 패턴이 변경되면서 고객의 요구 수준이 높아졌던 것이다.
TAF의 기술이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적용 실패는 도레이새한에 ‘발상의 전환’을 요구했다. 우선 핵심파트인 스퍼터 담당과 도금 담당의 업무를 교대하고 크로스 체크를 시작했다.
그러자 개선 아이디어들이 분출하였고, 공정 이해도가 깊어져 품질 개선 TF구성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2008년 7월부터 T-프로젝트를 추진해 미세 이물관리에 집중, 돌기형성을 유발하는 도금과정 설비를 개선하였고 이후 다시I-프로젝트를 추진하여 고객사가 만족하는 품질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
‘표면이 매끈하고 유연성 및 치수안정성이 우수한 특징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등 일약업계의 총아로 부상했다. 2009년 6월에는 제2기 라인 증설이 결정됐으며 같은 해 7월에 TMK-2기 기공식을 거행했다.

2008.02 메탈로얄 제품 출하식

부직포, 차별화 신제품 개발 확대

2008년 각 특성과 용도별로 나뉘어져 있던 스펀본드 부직포의 브랜드를 ‘LiVSEN’으로 통합했다.
2008년 4월 장섬유 부직포로는 세계 최초로 중공 PET 스펀본드 부직포의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이 부직포는 두께가 기존 대비 20% 이상 증가돼 단열효과가 뛰어났으며, 경쟁사 대비 20% 저중량을 사용해도 동등한 성능을 발휘하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도레이새한은 PE가 함유된 Co-Poly제품 개발에 서둘러 착수해 강도와 매끄러움, 드레이프성(Drape)을 모두 겸비한 신제품을 만들어냈다. 당시 소프트한 부직포의 수요가 매우 컸으며 국내외 전자제품 메이커들이 환경 문제를 유발하는 PE 폼(Foam)을 대체할 포장재용 부직포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2007년 2월에 PP-5호기의 포장 시스템을 자동화해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게 되었고, 이듬해 8월에는 PP-4호기의포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공정 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와 고객만족도를 동시에 높였으며, 이어 2009년 9월에는 PP-2, 3호기의 물류 합리화를 추진했다.

수지사업, 고판가 중심으로 전환

수지사업에서는 세계적인 칩 공급 초과의 시황에 맞서 원가 경쟁력 향상과 중합 라인의 가동률 향상을 추진했다. 2008년 7월에는 원료가가 비싼 DMT 4개 라인 중 1개를 TPA로 전환하고 1개는 TPA와 DMT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라인으로 개조해 시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우량 거래선 위주로 판매 구조를 추진해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는 등 시장 확대 편중에서 벗어나 고판가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과 중합 설비의 코스트 다운 효과, 섬유용 SD칩의 최초 흑자 달성에 힘입어 2008년 수지사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시현했다. 2009년 주 수익원인 필름용 칩의 가용 판매량이 대폭 감소하고 경쟁사들이 모두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던 것이다.

원사, 매출 1,000억 원 시대개막

원사사업은 오랜 공급과잉과 국제 섬유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 외국산 저가 원사의 덤핑 등으로 시련을 겪어왔다. 2007년부터 원사 시장이 서서히 안정화 단계로 들어섰으나 2008년 말 다시 세계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급감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져, 보다 근본적인 활로를 모색해야 했다.
2008년 7월 POY(Partially Oriented Yarn)설비 개발에 들어가 미연신사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2008년 10월 POY설비 개발을 완료하고 파일럿 평가단계에 들어서는 한편, ITY(Interlaced Yarn)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의 업체들이 POY와 FDY(Fully Drawn Yarn)를 각각 구매해 ITY를 생산하는 데 착안, DSD(Direct Spin Drawn yarn)설비를 개조해 POY와 FDY를 섞어 원스텝으로 ITY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직물시장이 축소되는 추세를 지켜본 도레이새한은 확대가능성이 높은 환편 시장으로 눈을 돌려 개발단계부터 필라멘트 수를 올려서 탁월한 부드러움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2009년 12월 매출 1,000억 원을 초과 달성하며 시장점 유율 1위에 올랐다.

부직포 사업의 글로벌화

도레이새한은 2006년 중국 현지 법인 TPN 설립을 통해 스펀본드 부직포 부문의 비약적인 성장에 도전했다. 세계적인 메이커들이 표준화한 기저귀시장에서 도레이새한만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력 확보가 필수였고 이에 따라 제품과 설비 모두 최고를 선택해야 했다.
2007년 3월 TPN 기공식을 갖고 조기안정화를 위해 한국의 인력을 대거 현지로 파견하는 한편, 구미공장에서 중국 직원들을 연수시켜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중국 시장에 대한 수요조사에서 중국 내수 시장만으로도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생산 전량의 현지 공급을 목표로 2008년 3월 본가동에 돌입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저귀 사용문화가 예상과는 달라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요변동이 극심해 겨울 성수기에 작성된 시장보고서로 인해 가동 직후 재고가 쌓여 가기 시작했다. 판매전략을 내수 전용에서 일부 물량 수출로 전환하고 베이징 올림픽의 소비 수요를 기다린 결과 중국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이 주효하면서 판매량증가와 함께 TPN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생산 2년 만에 흑자를 이루고 풀생산, 풀판매에 들어감으로써 완전 정상화에 성공했다. 2009년 10월 TPN 2호기 투자를 결정한 이후 연산 2만 톤의 SSMMS라인 2호기를 증설해 중국 내 위생재 수요 신장과 의료용 신규시장 개척에 신속 대응이 가능했고, 중국을 넘어 아시아 지역 잠재 수요 개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냈다.
도레이새한은 화학장치산업의 특수성에 맞춰 수주에서부터 설계, 구매, 생산, 품질관리, 판매,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의 기능을 탄력적으로 운용하였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별, 기능별 조직 형태로 운영했다.
도레이새한의 경영 리더십은 경영이념과 비전에 맞춰 중장기 성장 전략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로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달성할 목표와 과제를 수행해 왔으며, 계획 과정에 전 직원을 참여시켜 경영 전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했다. 또한 실행과정에서는 실행에 필요한 회의체를 운영하며 과정관리를 강화해 바람직한 결과가 나오도록 지도하고 관리했다. 이러한 활동의 평가와 관리는 도레이그룹 차원에서 NCS(National Core Staff) 평가를 실시해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로 구축했고, 여기서 산출된 성과는 인사시스템과 성과 보상에 반영했다. 혁신경영에 노력한 결과 2009년 9월 ‘혁신선도 우수 사업장’으로 인증받았다.

2007.03 중국 부직포 공장 기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