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도레이와의 만남으로 비상의 날개를 달다
제1절. 섬유, 차별화된 기능과 감성 부여로 신시장 창출
4. 텍스타일_ 동남아시아에서 더 큰 성장 모색
1990년대로 접어들며 텍스타일사업은 주원료인 생지의 품질과 코스트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결정하고 1990년 1월 인도네시아에 첫 걸음을 내디뎠다. 현지법인 PT. TAK Textiles Indonesia(이하 TATI)를 설립해 제직을 먼저 진출시킨 뒤, 경산공장의 방적설비를 이전하여 원사에서부터 생지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이후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현장인력 교육, 현장 및 설비관리와 현지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끊임없는 원가절감을 추구한 결과, TATI는 중동 남성들의 전통의상인‘토브’ 원단의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면서 1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4년에는 TATK가 베트남에 진출하여 해외사업의 지평을 넓혔다. TATK의 주요사업 중 하나인 생활용품사업의 클리너(Cleaner)와 대걸레(Mop) 등의 봉제는 한국의 코스트 경쟁력이 취약해 오래전부터 해외에서 아웃소싱을 하고 있었기에 국내 인프라가 좁아 해외공장에서의 임가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봉제 인프라가 우수한 베트남에 진출함으로써 품질관리와 납기준수가 안정적으로 진행되면서 고객 불만과 클레임을 해소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베트남 공장에서는 대부분의 클리너 제품이 생산되고 있고, 일부 라인에 자동봉제시스템을 도입하여 생산성 향상과 고정비 절감으로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속성장하는 생활용품시장에 맞춰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면서 현재의 글로벌기업 OEM 생산에 더해 자가브랜드 도입으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처음 인도네시아에 갔을 때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천성이 느리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교육을 시키려고 했더니 교육받고 나면 다른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아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품질이 좋아지려면 직원의 역량이 높아져야 하는데 어떻게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대학교수를 초빙해서 정신교육을 시키고, 화장실을 최신 시설로 개조해 주고, 공장 설비도 하나씩 교체했습니다. 그랬더니 인도네시아 사람들만큼 잘 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공장 바닥에 쓰레기가 안보이기 시작하더니 품질이 개선되고 원가가 낮아지면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주재원인 한국 사람들의 자세가 먼저 바뀌지 않으면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마인드도 절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깊게 깨달았습니다.”
김덕용 섬유사업본부장 상무
P O W E R I N T E R V I E W
창의성은 섬유산업을 춤추게 한다
김덕용 섬유사업본부장 상무
섬유사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30년 전에 제가 입사할 때도 사양산업이라고들 말했으니까요. 물론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한계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섬유사업만큼 창의성과 아이디어로 헤쳐 나가기 좋은 사업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패션사업이 좋은 직물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더 뛰어난 디자인 감각이 필요한 것처럼 섬유사업에서도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얼마든지 새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완전히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는 소재를 잘 조합해서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동 지역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원단의 발수가공이 필요 없지만, 그 지역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니까 옷에 흘려도 얼룩이 지지 않고 털어내면 된다는 것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중동 지역 사람들은 원단의 부드러운 감촉을 좋아하는데 발수가공을 한 원단이 그런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 점도 같이 강조해서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항상 시장에 나가서 직접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요구사항이 있는지를 알아 낼 수 있고, 우리가 가진 것을 접목해 아이디어를 내면 또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옵니다. 그렇게 많이 팔아 매출이 올라가면 보람도 생기고 사업도 잘 되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섬유사업이 해외진출을 하는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과 원가 경쟁력입니다. 지금 해외로 나가는 사업들이 현지의 싼 인건비만 보고 나가는데 인건비는 어디를 가더라도 언젠가는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인건비로는 지속적인 경쟁이 될 수 없고, 설령 자동화해서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결국 성공하지 못합니다. 어느 누구와 붙더라도 이길 수 있는 품질과 원가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전략입니다.
잠재권축사의 경우 일본 회사들이 처음으로 개발을 했습니다. 다만 그것을 발전시킨 곳은 우리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대량생산해서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키면서 국내에서도 우리를 따라 사업을 시작해 이제는 모두 다 만들게 되었습니다. 신축성이 뛰어나서 모든 의류에 다 적용되는데 앞으로 신축성이 더 개량되면 대부분 이 원사로 옷을 만들게 될 겁니다. 이 잠재권축사를 보편화시킨 것은 우리 도레이첨단소재가 세계에 기여한 부분이라고 자부합니다.